내가 이 책을 고른 단순한 이유는 서정적이면서도 묵직한 책 제목 때문이었다. 처음 이 책 제목을 보고 몇 번씩이나 곱씹었는지 아무도 생각 못할 것이다.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서정적이라는 생각이 들기 전에는 서글펐다. 

"류이치 사카모토"라는 예술인에 대한 정보도 없었고,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하지 누군가를 열렬히 응원하는 예술인은 없기 때문에 저자의 음악을 들어본 적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살면서 들어보지 않은 음악가였으며, 내가 아는 예술하는 일본인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저자에 대해서 알아보면서, 생전 그가 참여했던 영화 리스트를 봤다. 많은 작품 중에서 내가 본 영화는  [레버넌트]와 [남한산성], 이렇게 2편이었다. 남한산성의 인상보다는 레버넌트의 인상이 더 강해서 그런지 영화 부분적으로 기억났다. 사실 영화 줄거리를 주로 기억하는 편이지, BG에 대한 기억은 없다고 생각했다. 

제목과 미리보기를 통해서 암 투병기라고 생각했는데, 그의 업에 대한 글들이 가득한 책이다. 정확히는 그가 생각하는 음악, 음악에 대한 열정. 그의 생애서 음악을 빼놓을 수 없는 공기와 같은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투병을 하는 와중에도 그는 계속해서, 꾸준히 음악을 했다. 난 다른 것보다 하나의 일은 꾸준히, 계속해서 하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본다. 여러 권의 책을 2~3번 읽은 사람들 보다, 한 권의 책을 100번 읽은 사람들이 난 개인적으로 무섭다. 그 책에 대한 생각이 나보다 넓고 깊게 생각했고, 자신만의 가치관이 기반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다. 


<표지>


 

2021년 1월, 수술을 받은 직후
"저는 앞으로 암과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더 음악을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여러분이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라는 코멘트를 발표했습니다. 



인간의 언어 기능에 대해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언어란 것은 실제로 형태가 존재하지 않는 대상에까지 틀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안개'라는 말을 들으면 안개라는 존재가 보이기 시작하고,

'하늘'이란 말을 들으면 마치 하늘이라는 이름으로 구획된 영역이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이들이 꽃을 그리는 것만 봐도 그렇죠.

아마 많은 아이가 꽃잎과 암술, 수술을 그릴 텐데,

이러한 선택 역시 다분히 언어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억압한 사람들은 금방 잊지만, 억압 당한 사람들은 세대가 바뀌어도 잊지 못하는 법이죠. 그때의 경험 등을 계기로 일본과 동아시아의 역사에 깊은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늘 '치유'라는 말을 탄압했고, 내 입으로는 절대 그 말을 쓰지 않겠다고 마음먹어왔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수십 년의 시간이 흘러 병에 걸린 몸으로 하와이의 바람을 맞으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치유'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100미터를 10초 00에 뛰던 운동선수가 부상을 입고 공백기를 가졌다가 복귀 후 전력으로 달렸는데도 10초 5의 기록밖에 내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본인은 예전과 똑같이 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과거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데,

아무리 해도 몸과 뇌가 따라주지 않는 것이죠.

이런 초조한 감각은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출판사 카드리뷰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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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이치 사카모토에 대해서 찾아보다가 놀랐던 거는 자신의 장례식 BG를 사전에 정했다는 것이었다. 사실 세상에는 비슷한 계통의 장례식 피날레가 있는데, 그중에서 기억에 남았던 건 배우 김자옥 님  장례식이었다. 본인이 좋아한 사진과 꽃으로 피날레를 맞이했다는 것. 마찬가지로, 백남준 작가님의 장례식이나 류이치 사카모토 또한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음악을 틀어놓는다니!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이자 활동가 류이치 사카모토가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전하는 이야기. 그가 삶의 마지막 고비에서 되돌아본 인생과 예술, 우정과 사랑, 그리고 시간을 뛰어넘어 오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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